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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영어_소설

소설_웃는 남자_1

(한국어):
웃는 남자, 빅토르 위고 지음 | 윤혜신 옮김 | 태동출판사 

 

(English): The Man Who Laughs: https://www.gutenberg.org/ebooks/12587

 

두 장의 서막 Preliminary Chapter
위르쉬스 Ursus


1.
Ursus and Homo were fast friends. Ursus was a man, Homo a wolf.
위르쉬스(곰)와 오모(사람)는 끈끈한 우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위르쉬스는 사람이었으며 오모는 늑대였다. 
(곰이라는 의미의 위르쉬스, 사람이라는 의미의 호모.)  ‘위르쉬스’는 사람이었고 호모 (오모)는 늑대였다. 

이 둘은 끈끈한 우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Their dispositions tallied. 그들은 서로 기질이 잘 맞았다.
It was the man who had christened the wolf: probably, he had also chosen his own name. Having found Ursus fit for himself, he had found Homo fit for the beast.
늑대의 이름을 지어준 것이 바로 그였다. 틀림없이 그는 자신의 이름도 직접 지었으리라. 자신에게는 위르쉬스가, 그 짐승에게는 오모가 좋다고 생각했으리라.


Man and wolf turned their partnership to account at fairs, at village fetes, at the corners of streets where passers-by throng, and out of the need which people seem to feel everywhere to listen to idle gossip and to buy quack medicine.
남자와 늑대의 결합은 시장이나 마을의 축제, 행인들의 왁자지껄 모여드는 길 한 켠에서, 또 어디에서건 한담을 듣거나 묘약을 사려는 군중을 만날 필요가 있을 때 유익했다.

The wolf, gentle and courteously subordinate, diverted the crowd. It is pleasant thing to behold the tameness of animals. 
온순한데다가 고분고분 말 잘 듣는 그 늑대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샀다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길들이는 것을 보는 것은 재미가 있다. (짐승에게서 길들여진 순함을 보게 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Our greatest delight is to see all the varieties of domestication parade before us. This it is which collects so many folks on the road of royal processions.
길들여가는 과정의 모든 다채로운 일들이 차레차례 전개되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우리에게 지극한 만족을 준다. 왕실의 행렬이 지나는 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Ursus and Homo went about from cross-road to cross-road, from the High Street of Aberystwith to the High Street of Jedburgh, from shire to shire, from town to town.
위르쉬스와 오모는 이 네거리에서 저 네거리로, 에버리스트위스에서 에드부르의 여러 광장으로,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이 지역에서 저 지역으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다니곤 했다.

One market exhausted, they went on to another. Ursus lived in a small van upon wheels, which Homo was civilized enough to draw by day and guard by night. 
이 시장이 파하면 그들은 또 다른 시장으로 옮겨갔다. 위르쉬스는 문명화 될 만큼 문명화된 오모가, 낮에는 끌고 밤에는 지키는 이동식 오막살이에서 살고 있었다.


On bad roads, up hills, and where there were too many ruts, or there was too much mud, the man buckled the trace round his neck and pulled fraternally, side by side with the wolf. (봇줄: draw-cords on a draft animal, a trace)
오르막길처럼 집을 끌고 가기 힘든 길에서, 바퀴자국 수렁이나 진창길을 만날 때, 남자는 멜빵을 목에 걸고 늑대의 곁에 나란히 서서 형제와도 같이 집을 끌고 갔다.
(집을 끌고 가기 힘든 오르막길, 바퀴자국 가득한 수렁 길, 진창길에서는 남자는 봇줄을 자신에 목에 걸고 마치 늑대와 형제나 되는 듯 늑대의 곁에서 나란히 그 집을 끌고 갔다. )


They had thus grown old together. 그들은 그렇게 늙어가고 있었다. 
They encamped haphazard on a common, in the glade of a wood, on the wasted patch of grass where roads intersect, at the outskirts of villages, at the gates of towns, in marketplaces, in public walks, on the borders of parks, before the entrances of churches. 황무지를 헤매는 중에도, 숲 속의 빈터에서도, 여러 길이 만났다가 다시금 흩어지는 곳에서도, 작은 마을의 입구에서도, 큰 마을의 관문에서도, 시장에서도, 산책로에서도, 공원의 한적한 곳에서도, 교회의 앞뜰에서도 그들은 야영을 했다.
그 둘은 숲 속 빈터, 교차로 주변의 버려진 풀밭, 마을 외곽, 마을 입구, 시장, 산책로, 공원 끝자락, 교회 앞뜰 등의 공터에서 위태롭게 야영을 했고
When the cart drew up on fair green, when the gossips ran up open-mouthed, and the curious made a circle round the pair, Ursus harangued, and Homo approved.


그 작은 포장마차가 어느 장터에서 멈춰 서면, 수다스러운 여자들이 놀란 눈으로 달려들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들면, 위르쉬스는 장광설을 늘어놓았고 오모는 그것을 입증했다.
(수레가 장터에 서고 수다쟁이들이 놀라 달려오고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에워싸면 위르쉬스는 장광설을 늘어놓았고 오모는 승인했다.)


Homo, with a bowl in his mouth, politely made a collection among the audience. 
주둥이에 쪽박을 문 오모는 관중들 속에서 공손하게 희사금을 모았다.
They gained their livelihood. 그들은 생활비를 벌었다. (그들은 그렇게 벌어먹고 살았다.)
The wolf was lettered, likewise the man. 늑대는 교양이 있었으며 남자 역시 그랬다. 
(늑대에게는 교양이란 것이 있었으며 남자 또한 그랬다.)


The wolf had been trained by man or had trained himself unassisted to divers wolfish arts, which swelled the receipts. 돈을 버는 데 일조하도록 늑대는 남자에 의해 길들여졌다. 아니면 혼자서 길들었는지도 모른다. 

(늑대는 남자에 의해 길들여졌다. 아니, 수입을 부풀릴 수 있는 늑대만의 예술을 다양화하기 위해 늑대는 남자의 도움없이 스스로 자신을 길들였다.)


“Above all things, do not degenerate into a man,” his friend would say to him.
“특히 인간으로는 퇴화하지 마.” 늑대의 인간 친구가 말했다.
(“인간으로는 퇴화하지 마, 제발.” 인간 친구는 늑대에게 말해주곤 했다.)


Never did the wolf bite: the man did now and then. At least, to bite was the intent of Ursus. He was a misanthrope, and to italicize his misanthropy; he had made himself a juggler. 
늑대는 결코 무는 일이 없었으나 남자는 가끔 그랬다. 

(늑대는 단 한 번도 사람을 문 적이 없었으나 남자는 이따금 물었다.) 

적어도 무는 것은 위르쉬스의 의도였다. (물고자 하는 의도를 갖은 게 위르쉬스다.)  

위르쉬스는 염세주의자였으며 자신이 염세주의적 경향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하여 어릿광대가 되었다. 

(위르쉬스는 인간을 혐오하는 사람이었으며 인간혐오를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 자신을 어릿광대로 만든 것이다.)


To live, also, for the stomach has to be consulted. 살기 위하여도 그랬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까.


Moreover, this juggler-misanthrope, whether to add to the complexity of his being or to perfect it, was a doctor. 

게다가 어릿광대 염세주의자는 의사이기도 하여 때로는 일을 잘 되게 만들기도 했다.
(게다가 이 어릿광대/인간 혐오자는 자신의 존재에 완벽함과 다채로움을 더하고 싶었는지, 의사이기도 했다.)


To be a doctor is little: Ursus was a ventriloquist. 그러나 의사,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위르쉬스는 복화술도 할 줄 알았다.
You heard him speak without his moving his lips. 사람들은 그가 입을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He counterfeited so as to deceive you, anyone’s accent or pronunciation. He imitated voices so exactly that you believed you heard the people themselves. 그는 어느 누구의 억양과 발음이라도 똑같이 흉내 냈으며 목소리조차 흉내 냈다.


All alone he simulated the murmur of a crowd, and this gave him a right to the tile of Engastrimythos, which he took. 

그 혼자서 군중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냈으며 군중은 그에게 복화술사라는 칭호의 특권을 부여했다. 

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혼자서도 군중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모사할 수 있어 복화술사라는 칭호의 특권이 그에게 부여되었고 그는 그 칭호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He reproduced all sorts of cried of birds, as of the thrush, the wren, the pipit lark, otherwise called the gray cheaper, and the ring ousel, all travellers like himself: so that at times when the fancy struck him, he made you aware either of a public thoroughfare filled with the uproar of men or of a meadow oud with the voices of beasts- at one time stormy as a multitude, at another fresh and serene as the dawn. Such gifts, although rare, exist. 


그는 새들의 온갖 울음소리를 재현했다. 지빠귀류, 그라세, 베기네트라고도 부르는 폐피 종달새, 흰 가슴 티티새, 모두가 그와 같은 떠돌이들이었다. 그래서 가끔은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사람들의 웅성거림 소리로 가득한 광장이랄지 짐승소리로 가득한 평원의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때로는 군중처럼 휘몰아치는 바람소리였고 때로는 여명처럼 어린애 같고 (산뜻하고) 차분한 소리였다. 이와 같은 재능은 드물긴 하지만 존재는 하는 것이다.